프랑스 생활, 문화

프랑스 파리에서 운전하는 법

elephantman 2021. 2. 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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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라는 것을 시작해볼까 라는 생각이 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예전에 적은 이 글이다.

유랑과 유빙 이라는 네이버 카페에 프랑스에서 운전팁에 대한 장문의 글을 적은 기억이 있다.

나름 남들이 하지 못했던 경험이라 반응이 좋았었고, 그 글을 다시 정리해서 서술해 보려 한다.



파리에 1년 정도 체류를 한 경험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파리에서 6,7킬로미터 북쪽의 도시이지만 생활권은 파리였기에 (우리나라에서 서울 주위를 수도권이라고 하듯이
ile de france라고 하는 수도권 개념의 행정구역상 권역이 있다) 그냥 대충 파리에 산다고 함.

거의 1년 가까이 한인 택시 일을 했다.
주로 하는 일은 샤를 드골 공항에서 한국손님을 태우고 파리의 숙소로 모시는 일이었고
후반기에는 몽생미셸 투어 운전을 하기도 했었다.
보통 에트르타-옹 플레흐-몽생미셀 3군데를 당일에 찍고 파리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그 생활이 궁금하면 여기로..

https://dogpearl.tistory.com/m/6

파리에서 택시 운전하게 된 이야기 1.

프랑스로 가자마자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는데, 결국 하게 된 일이 택시운전이다.  홍세화 씨가 쓴 '파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아주 생생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분은 정치적인

dogpearl.tistory.com



일단 이 글은 운전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각설하고.


1. 안전에 대해서.

한인 택시회사에 채용이 되고 나서 간단한 교육을 받는데 사장님이 물어본다
"차에 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뭘까요"
"시동이요?"

"안전벨트?"

"아뇨, 문부터 잠가야 합니다"
치안이 안 좋은 파리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달려들어서 앉아있는 사람을 제압하고 가방이나 휴대폰을 낚아채는 수법이 있기 때문에..
한두 번 와서 렌트하는 관광객에게는 '뭘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법하지만 매일 운전을 하는 동양인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수칙이라 생각한다.

내가 운전일을 하는 동안 한국 관광객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여러 번 일어났고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운전일을 하는 한국인들을 통해서, 아니면 강도를 당한 한국손님을 직접 만나서 듣은 바도 있었기에
손님을 공항이나 파리에서 처음 만나서 태우면 무조건 손님들에게 말씀드렸던 것은 바로

"창문을 여시더라도 조금만 여세요. 팔이 안 들어올 정도로 만요"
"가방은 무릎 위나 좌석에 놓지 말고 밑쪽으로 내려놓으세요" 하고 조언을 드렸다.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고 목표물 물색을 하다가 정체된 도로에 정차 중에 창문을 깨고 무릎 위의 핸드백을 가져가는 일들은 일어나고 있었고 (이 사례는 주로 파리로 들어오는 고속도로중 A1을 타고 오다가 파리초입 생드니쪽에서 정체중에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렌터카에 휴대폰으로 내비게이션을 하더라도 거치를 창가 쪽이 아니라 가운 데다가 하라고 조언한다. (이 건 실제 같이 일하던 동료기사가 파리에서 정차중에 당한 사례중 하나이다)




2. 주유소

보통 불어로만 되어있기에 영어에만 익숙한 분들이라면 헛갈릴 수밖에 없다.
일단 주유소마다 결제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유연휘발유. 그냥 plomb 95 (plomb가 납이라는 뜻 한자로 납=연)
무연휘발유. sans plomb 95? 인가 숫자가 있다
디젤(경유) gazole. 얘네는 경유를 '가졸'이라 한다
우리나라 가솔린이랑 헛갈릴 수 있으니 유의하자.

창구에 가서 결제를 먼저 하고 다시 주유기 쪽으로 와서 꼽는 걸 보고 창구에서 노즐을 열어주는 방식
그냥 우리나라 셀프주유소와 같은 방식
등등이 있으니 그걸 꼭 확인하고 주유를 해야 한다.
어떤 곳은 주유기 쪽이 아니라 휴게소 안의 무인기계에서 결제를 해야 하는 방식도 있다.




3. 주차

파리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참... 주차하기가 엄청 어려운 곳이다.
길에 있는 식당은 자체 주차장이 잘 없고 퇴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가까운 주차자리 찾아서 몇 바퀴씩 헤매야 할 경우도 많다.

물론 유료주차장을 대충 들어가서 돈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보통 길에 세워놓은 차들과 그 방식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payant이라고 쓰여 있는 점선이 있는 쪽에 주차를 하고
옆의 무인기계에서 티켓 결제를 하고 차에다 꼽아놓아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림을 잘 못 그리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저 점선에다가 주차를 하고 난 후 결제를 해야 하는데
그 기계는 현금을 받지 않는다. 고로 근처의 tabac(담배, 간단한 음료, 복권 등등을 파는 곳)에 가서 주차카드를 사서 그것으로 결제를 해야 한다.

기계에 그 카드를 꼽고 자신이 세우려고 하는 시간만큼 결제를 하고
그 시간이 종이에 표시가 되고 그걸 자동차 안 유리창에 꼽아놓고 단속요원들이 보게끔 하면 되는 방식이다.
주차단속 요원들은 표시된 시간외에 차가 세워져 있으면 가차 없이 딱지를 떼고 고지서를 차에 꼽아놓는다.
시간표시는 맥시멈 2시간이고 2시간이 지나면 다시 와서 결제하고 꼽아놓으면 된다.

운이 좋으면 결제를 안 하더라도 단속을 안 해서 몇 시간이고 안 걸리는 경우도 많다.
오후 6시인가? 넘어가면 payant 자리는 무료가 된다. (내가 귀국한 이후로 시간이 바뀐 거 같기도 함)

재미있는 것은 이 payant은 옆 선만 있고 앞뒤의 선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냥 들어갈 수 있으면 세우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파리 거리를 걷다 보면 저렇게 빡빡하게 붙여놓았는데 어떻게 세웠고 나갈 때는 어떻게 하나?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 좀 살다 보면 이 궁금증은 금방 해소가 된다.
주차를 하거나 주차된 차를 이동할 때 앞뒤 공간이 여의치 않으면 범퍼카처럼 앞뒤로 슬슬 부딪혀가면서 주차를 한다.
이것은 아마 범퍼를 철저하게 소모품 개념으로 생각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문화에서 비롯된 거라 본다.
(그런데 벤츠 s클래스 같은 고급차들도 저런 것을 익스큐즈 하는지 나도 궁금하다.)

아무튼 살다 보면 이 도심에서 지불하는 주차비용이 물가 대비해서 크게 비싼 느낌은 아니었으므로 돈을 내는 것을 추천한다.

banlieue라고 불리는 외곽으로 가면 주차와 단속방식이 조금 다르다.
다이얼처럼 생긴 종이로 된 디스크를 구매해서 차에 놓아야 하는데
놓을 때 내가 주차를 시작한 시간에 분침 같은 것을 표시해 두어야 한다.
이것 역시 동네 tabac에서 구입한다.




도시마다 규정이 조금 다르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공용 수영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저 disque horodateur라는 것을 놓는데
낮시간에 2시간 이상은 연속으로 세울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내가 오후 14시 30에 세워놓고 침을 14:30에 놓으면 16:30까지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간이 넘어서 단속요원이 보게 되면 또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럴 때는 16:30이 되기 전에 차로 와서 시간을 바꾸어 놓으면 된다.
한마디로 2시간에 한 번씩 와서 분침만 바꾸면 무한대로 세워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주차단속이 없을것 같은 골목에는 또 희안한 방식이 하나 있는데..
일주일인가?2주일마다 차들이 세워진 줄을 오른쪽<->왼쪽으로 번갈아 바꿔야하는 곳이 있다.
아마 도난차량 방치차량을 걸러내기 위한거라는 생각이.든다.
아내가 착각을 하여 바꿔야하는 주가 지났음에도 차 위치를 바꾸지않아 주차단속+견인이 되어 하루만에 거금 250유로를 낸 뼈아픈 기억이 있다.


이 변두리 주차에 관한 것들은 파리 시내에는 해당이 안되는 게 많아서. 주로 파리 관광을 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별 필요 없는 정보일 수도 있겠다.

4. 운전

자! 이제 운전을 시작해보자.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신호등이 한국처럼 위쪽으로 보이지 않고 다 옆에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보행자 신호가 있는 곳에 운전자를 위한 신호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항상 좌우를 잘 살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방식이 한국의 그것보다  안전을 위해서는 낫다고 본다. 왜냐하면 앞이나 위쪽을 보고 출발하거나 운행하게 되면 양옆의 시야를 놓칠 수가 있는데, 좌우에 신호가 있으니 혹시나 나올 보행자를 주의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참고로 한국과 같은 비보호 우회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측에 빨간 신호가 켜있으면 우회전을 하고 싶은 차도 전부 정차를 해야 한다.




이렇게 친절하게 stop이라고 쓰여있다.
간혹 arret라고 불어로 쓰여있는 곳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보통 무시하는 표지판인데, 이 나라에서는 무조건 한번 정지를 하고 가야 한다.(3초 정도)
서양권에서 운전하신 분들은 익숙한 방식일 것이다.


자 다음 경우를 보자



이런 경우인데
내 차가 스톱 표지판과 흰 선을 두고 정차를 한 상태이고 아래에서 위쪽으로 차가 지나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데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더라도 다 보내고 난 후에 출발해야 한다.


자. 밑의 그림은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상황이다.



분명히 나는 직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우측에서 들어오는 차보다 우선권이 없다.
프랑스에서 운전하다 보면 자주 있는 경우이다.
당연히 우측에서 100대가 나오면 100대를 다 기다려주고 나서 출발해야 한다.

아무튼 프랑스에서는 우측이 우선인 경우가 엄청 많다. 골목의 사거리의 경우도 항상 바닥의 흰 선을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내가 운전할 때는 왼쪽보다 우선권이 있으므로 왼쪽을 보지도 않고 들이미는 경우도 있다.


5. rond point
우리나라로 치면 요즘 꽤 생긴 회전교차로와 같은 개념이다.
무조건 안쪽에서 돌고 있는 차가 우선이다.
그러므로 진입을 하기 전 속도를 줄이고 왼편을 잘 살피면서 진입을 하면 된다.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잘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에서 운전을 할 때 참 답답한 경우가 많다.

자! 여기서 가장 헛갈리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회전교차로 중에 신호가 있는 곳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개선문, porte Maillot 같은 곳인데 그림을 보자



이 사진이 개선문이나 porte Maillot는 아니지만 방식은 같다고 보면 된다,
여기는 돌더라도 중간중간 그어진 선 쪽에서 우측을 염두에 두고 돌아야 한다.
만약 우측에서 들어온다면 신호를 받은 차이므로 무조건 양보를 하기 바란다.
문제는 파리에서는 저 바닥의 선이 잘 안 보이니 주의해야 한다.

정리하면 그냥 회전교차로는 도는 차 우선
신호가 있는 회전교차로는 신호 받고 들어오는 차 우선.

6. 뻬리뻬리크 peripherique
파리나 근교에 거주하는 사람이 운전을 하게 되면 이 도로를 거의 무조건 타게 되는데 이 도로는 정확히 파리 테두리를 도는 도로이다. 이 도로 안쪽은 파리이고 이 도로 바깥은 파리 밖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가장 주의할 점은 이것이다.



맨 우측 4차선에서 운행 시 우측에서 진입하는 차를 보게 되면 무조건 양보를 해야 한다.
우측에서 들어오는 차들은 자신들이 우선권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좌측 차를 신경 안 쓰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이게 정말 우리나라와 다른 경우이다. 우선권이 있는 차들은 우선권이 없는 차들에 대해 배려를 하지 않는다)


그 외
신호가 있는 교차로에 +십자가 표시가 청색 혹은 적색으로 된 신호등을 볼수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반대쪽에서 오는 차선이 보는 신호를 나타내는것으로 보통 이걸 참고해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라는 경우이다.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가 전방에 있고 사람이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운행 중인 차는 정차를 하고 보행자를 보내야 한다.
이게 처음 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광경이네 라고 생각할 법 한데, 여기선 그냥 그게 룰이다.

내비게이션
잘 모르면 그냥 구글맵을 쓰면 된다.
상당히 정확하다.
나는 구글맵을 쓰다가 waze라는 걸 썼는데 요것도 편하다.
왜냐고 물으면 구글보다 약간 더 인간적인 인터페이스였다고 할까..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것은 물론 블루투스 이어폰을 꼽고 있는 것도 단속대상이다.

다른 대중교통과의 관계
파리 시내버스전용차선은 바닥에 오셀로 판처럼 흑백 네모칸으로 그려져 있으므로 그곳에 진입을 하면 안 된다.
택시와 자전거들은 진입할 수가 있으니 따라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오토바이
프랑스 역시 다른 서구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에서 정체가 일어날 경우
1,2차선을 조금씩 벌려주는 게 오토바이에 대한 예의라고 한다.

상향 등의 개념이 우리와 반대다.
주행 중에 차선을 바꾸려고 깜빡이를 점등했을 때 변경하려는 차로 뒤쪽의 차가 상향 등을 켠다면
'내가 확인했으니 들어와'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골목 같은데에서 한대만 지나갈 수 있는 길에 다른 차와 정면으로 대치할 경우 상향 등을 켜면
양보하겠다는 뜻이다.


파리의 운전자들이 우리와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이유 있는 기다림에는 관대하지만 잘못된 운전이나 어리바리한 운전에는 가차 없이 클락손을 울린다.
예를 들어, 택시에서 손님이 내리는데 좁은 골목이라 뒤차들이 정차해야 하는 경우에는 말없이 기다려준다.
짐도 내리고 돈도 받고 할 때까지 별말이 없는 경우가 거의 다였다.

내가 직접 경험한 예를 하나 들자면
샤틀레 역 근처의 골목에서 일어난 일인데, 손님을 태우고 가는 와중 차 한 대만 가는 골목에서 전방에
가구 같은걸 내리는 트럭이 앞을 막고 있었다.
좀 오래 걸리는 거 같아 내려서 물어봐도 웃으면서 금방 끝난 다고 대답할 뿐이다.
미안한 눈치를 보일법한데 바쁘게 가구를 내리지도 않는다.
마지막에는 종이컵도 아닌 머그잔에 커피까지 한잔 들고 나오는 여유도 보인다.
한국이었으면 아마 멱살잡이까지 가지 않았을까..


귀국한 지 수년이 지났기에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고, 규정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옆에 있는 프랑스 아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적은 글이기에 프랑스에서 처음 운전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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