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택시 운전하게 된 이야기 1.
프랑스로 가자마자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는데, 결국 하게 된 일이 택시운전이다.
홍세화 씨가 쓴 '파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아주 생생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분은 정치적인 이유로 망명을 하셨고, 정식 택시를 몰았으니 나의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비슷하고
또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이라 본다.
내가 했던 일은, 위에 택시표시가 달린 정식택시가 아니라 한인을 상대로 하는 관광회사에서 운영하는 한인 택시라고 정의해야겠다.
아무튼!
굳이 택시 운전을 해야지 하고 시작한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거밖에 없었다고 표현해야겠지.
한국을 떠나 무작정 아내가 사는 곳에 가서 머물기로 했고, 집에서 마냥 손가락만 빨 수는 없으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구해야 했다.
당시 나는 프랑스인의 배우자 비자로 입국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학생비자 일주일 20 시간 같은 법적인 제한은 전혀 없었고 그게 나름 직장을 구하는데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배우자 비자를 받아 입국한 지 2주 정도가 지나자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고 한인 커뮤니티 쪽으로 파보려 했다.
한인마트, 한식당 등등에 이력서와 소개서 이메일을 닥치는 대로 보냈지만 신통치 않았다.
불어못하는 30대 후반의 남자를 쓸 이유는 내가 봐도 크게 메리트가 없어 보였으니 이해를 한다.
기억나는 날 중 하나는 파리 북쪽에 살던 내가 파리 남쪽의 한식당 오픈 멤버를 뽑는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하필 그날이 샤를리 엡도 총격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내가 체류하던 중 3번 정도의 테러를 겪었다)
그래서 뻬리페리크를 비롯한 간선도로가 통제가 되어 나를 면접 보러 온다는 사장님이 거의 2시간 가까이 늦게 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력서를 보냈던 한인 투어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러 오란다.
조건이고 뭐고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니 일단 갔다.
파리 13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면접을 봤다.
사장은 내가 프랑스 여자와 결혼해온 사람이라 그런 건지....
학생비자에 비해 좀 더 서류 작업이 쉬웠을 수도 있고, 나이 적당히 있는 나를 믿음직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내 여권에는 일이 가능한 가족 여권이라고 쓰여있었고
당시에는 체류증을 받기 전이라 여권만으로도 일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사장이 가능하다고 확실하게 말해주어 안심을 했다.
국제 운전면허증으로도 일이 가능하다고 하니 참 희한하다. 참고로 현재는 프랑스 현지 면허증이 아니면 운전으로 돈 버는 일은 못하게 법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면접이 끝난 후 팀장님과 함께 간단한 운전 테스트를 본다고 한다.
차가 독일제 suv 수동 디젤차였다.
한국과는 다른 자세한 교통규칙은 잘 몰랐지만 한국에서도 1톤 차 운전직 알바 경험도 있었기에 수동운전은 문제없었다.
그리고 아내와 연애 당시 운전을 수차례 하며 우측 차우선이나 회전교차로 규칙 같은 건 이미 들은 상태였다.
좀 더 세세한 규칙들은 아내나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익히면 된다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파리 남동쪽을 10분 넘게 운전하고 주차까지 하는 테스트를 마치고 팀장님으로부터
내일부터 일할수 있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아마 스무스한 나의 기어 변속이 그를 감동시킨 게 아닐까 하며 유치한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프랑스 도착한 지 1달 조금 넘은 시점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아싸~드디어 이 땅에서 돈을 벌기 시작하는구나~!!
https://dogpearl.tistory.com/m/7
파리에서 택시운전 하게 된 이야기 2.
일을 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파리 근교의 공항(대부분이 샤를 드골 공항이고 나머지 조금은 파리 남쪽의 오를리 공항)에 도착하는 한국인 관광객을 파리의 숙소로 모셔다 주거나 다시 귀국하는
dogpearl.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