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커뮤니티에서 인종차별이란 단어로 검색을 해서 글을 읽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다.
예를 들어 유럽여행을 하던 어떤 사람이 한 국가에서 인종차별을 한 번이라도 당하면 그에게
그 나라는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라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다.
피해자가 올린 글을 읽고 또 다른 여행자는 이런 댓글을 남긴다. "제가 갔을 때는 다들 친절하고 인종차별 1도 없었습니다."
모두 자신들의 며칠 안 되는 방문 기간으로 그 나라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
좀 더 기다리다보면, 현지에 있는 유학생이나 교민이 또다시 댓글을 달며, 자기 나름의 경험으로 그 나라의 인종차별 유무와 정도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장님들 코끼리 다리 만지는 듯한 이 상황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나 역시 인종차별의 편견에 사로잡혀있음을 인정한다는 이야기다.
1년 정도밖에 안 되는 체류기간 동안 프랑스를 알면 얼마나 알았겠는가.
비록 프랑스여자와 혼인을 해서 아내의 친구들,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냈지만 언어가 미천하고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일한 것도 아니기에 나의 체험은 그야말로 수박 겉 핥기식이라 표현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인종차별에 대해 나의 경험으로 정리한다면,
존재하지만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덜 심한 정도이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오해도 많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경험 2개가 있다.
하나는 혼자 외곽의 트람을 타고 이동중에, 한 남자가 내 얼굴 앞 10CM 가까이까지 자신의 얼굴을 드밀더니 원숭이 소리를 꺅꺅 내고 갔었고.
두 번째는 샤틀레 레알 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젊은 무리들이 나에게 땅콩을 계속 던지는 수모를 당한 기억이다.
인종차별을 당하니 강한 멘털이 아닌 나로서는 그 모멸감이 몇 달 이상 지속되어 어딜 가던 그 기억이 나를 영향을 주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누가 나에게 다가오질 않나 불안해하고 어떤 사람들이 내 옆에 있는지 사주경계를 하게 된다.
반대로 13구 차이나타운 쪽에 가면 동양인들 속에 있게 되어 그 불안감이 아주 살짝 해소가 되기도 한다.
문화 차이에 대한 오해를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그 나라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거나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프랑스에서는 식당에서 웨이터를 부르거나 손짓을 하는 자체가 예의가 아니라고 한다.
그냥 가만히 기다리면 알아서 온다는 이야기인데 우리 식대로 손짓으로 불렀다가 인상 쓰는 웨이터를 접하게 되고
이게 인종차별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게 된다.
뒷사람을 위해 닫히는 문을 잡아주는 것도 우리와 큰 문화 차이라 볼 수 있겠다.
직접 관찰하고 경험한 예가 하나 있다.
어학원을 다닐 당시에 근처에 서브웨이가 있어서 불어가 서툰 우리들에게는 주문 난이도가 나름 낮고 익숙한 방식이라 자주 가곤 했다.
어학원 같은 반 무리 중의 하나가 그 서브웨이에서 일하는 직원이 자기들에게 인종 차별한다는 이야기를 하니 몇 명이 동의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주문을 해도 인상팍팍쓰면서 제대로 대답도 안 한다는 이야기였다.
하루는 그 친구들과 어울려서 그 문제의 서브웨이에 간 적이 있다.
관찰을 해보니
일단 처음 보자마자 bonjour 인사말을 하지 않고 바로 주문을 한다.
주문할 때도 영어로 this one, and this one 하며 please나 s'il vous plait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다.
직원의 인상이 일그러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처럼 우리나라에선 별거 아닌 일인데, 그곳에서는 예의에 어긋나는 그런 경우들이 꽤 있다.
그러나 저러나 프랑스에 인종차별은 분명 존재하며 그 정도는 개인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이라 본다.
이런저런 경험과 들은 이야기 덕에 유리 멘털인 나로서는 항상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한국과는 다르게 위축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아내가 같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현지인의 친절도 차이를 비교해보기도 하고, 어떤 억울한 일을 당하면 이게 나의 언어가 부족해서인지 인종 때문인 지를 판단하고 싶어 진다.
프랑스에선 최소한 인종차별을 금지하려는 법이 꽤 있나 보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프랑스에선 공기업, 사기업에서 이력서란에 인종을 쓰는 란이 금지되어있고 인종을 나타낼 수 있기에 사진부착도 금지되어있단다.
그래서 정확한 프랑스의 다른 인종이나 종교의 분포 파악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너무 두서없이 적었다.
아무튼 인종차별이란 건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참 더럽다.
그리고 동양인이 당하는 인종차별사례는 black live matters 운동에 비해 묻히는 게 아쉽다.
끝으로 나의 딸이 한프 양국 어디에서도 차별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소원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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