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활, 문화

프랑스인의 육아 2.

elephantman 2021. 3. 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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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의 수면시간이 되면 어른들은 조용히 하고 손님은 나가야 한다. 이게 한국인인 나의 상식이었다.

아내는 반대로다.

오히려 티비도 똑같이 보고 만약 방문한 손님이 있어도 말할 때 이야기 볼륨을 줄이지 않는다.

아이는 그냥 시간이 되면 자야하고 그렇게 자러 갈 뿐이다.

그 결과 아이는 바깥이 시끄러워도 그냥 자신이 잘 시간이 되면 잠이 들게 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걷다가 힘이 들어 안아 달라고 할 때가 많다.

 

아내는 아이가 어느정도 잘 걸을 수 있다고 판단한 때 부터  안아주는 걸 끝냈다. 졸업이라고 해야하나.

정확히 말하면 길에서 아이가 힘들때 안아주는 것을 말한다.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할때 안아주고 뽀뽀하는것은 얼마든지 한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 힘들어~'하면서 안아달라고 할 때는 가차없다.

 

지금 현재 우리는 엘레베이터가 없는 5층에 살고 있다.

아이가 4살 (만2살) 때부터 여기에 살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내는 아이를 안고 계단을 오르지 않는다.

아이가 다쳤거나, 도착한 차에서 아이가 곤히 잠들었을때만 안아주고, (내가 없이 아이와 아내 둘만 있을 때는 아이를 깨워 걸어올라가게 한다)

나머지는 아이가 아무리 떼를 써도 혼자 걸어올라갈 수 있을때까지 기다린다.

 

이와 반대로 나는 아이의 부탁을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들어주는 편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가 힘들어하는걸 보기 싫어서 그냥 안아주거나 어깨에 태워주거나 한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나에게만 안아달라고 하고 아내에게는 아예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중간중간 아이가 아내에게 강하게 요구할때가 있었다.

아내는 이걸 '선을 넘으려고 한다' 라고 표현한다.

 

그때마다 아내는 아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강한 어조로 말을 한다.

"너는 충분히 걸을 수 있어. 그리고 엄마는 어깨가 아파. 그러니까 걸어야해!,양보하지 않을거야!"

 

걷거나 뛸때 당연히 아이들은 넘어진다.

그럴때마다 아내는 호들갑을 절대 떨지 않는다.

'어머 어떻게해~' 이런 반응은 없다.

피가 나거나 심각한 부상이 있지 않는한.. (그런적도 없다)

그냥 담담하게 말한다.

"어~ 괜찮아. 원래 넘어지는거야. 그냥 일어나면돼~바지털고"  아이는 울려다가 말고 그냥 일어나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아이의 독립성을 빨리 키워주려한다고 한다.

혼자 재우는 것도 한 부분중의 하나이고,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뭐든지 혼자하게 내버려 둔다는것이다.

정확히는 내버려두는게 아니라, 혼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본다는것.

옷을 입거나 벗을 때,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샤워할 때, 등등을 굉장히 어린나이에 할 수 있게 만든다.

 

언젠가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우리아이가 혼자 옷을 입는 유일한 원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출을 하려할때 아이가 신발을 신는게 당연히 어른보다 느릴 수 밖에 없는데, 만약 약속시간에 늦은 경우 나는 답답해서 도와주는 편이지만, 아내는 그때조차 그냥 기다린다. 

 

자기전 아이가 방을 정리하게 만든다. 다 정리할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린다.

당연히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

 

물론 이런 교육들이 100프로 한국인인 나로서는 혼란스러울때도 있다.

이렇게 해도 되는걸까. 

저건 너무 심한거 아닌가.

지금 이러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 등등

 

하지만 육아에 있어서는 나는 거의 아내의 방식을 따라가기로 했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

 

결혼전 동남아 여행을 여러번 다닌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목격했던 돌도 안되는 아이를 끌고온 유럽인 가족들을 보면서 참 의아해 했었다.

아기띠나 유모차까지 끌고 오면서 까지 유럽에서 태국까지 힘들게 여행을 해야하는건가?

 

아내에 의하면 그게 힘든게 아니라 그냥 아주 조금 불편한거라 한다. 

부모는 여행을 즐기는데 갓난아이나 어린이 때문에 그 여행을 포기할 순 없는거다.

그냥 개념이 다른것이다.

이 사람들은 아이의 패턴에 어른이 맞추려하는게 아니라 그냥 어른의 프레임에 아이가 들어와야 하고 그렇게 만들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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