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택시운전 하게 된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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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택시운전 하게 된 이야기 3.
첫 실수를 뒤로하고 나에겐 점점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파리 지리도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갔고(그래 봤자 대략만 알고 골목골목은 네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샤를 드골 공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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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손님에게서 70유로를 받으면 내 몫으로 20~25유로를 가져가는 식이었다.
어학원 기간이 종료되고 나서는 풀타임으로 일을 했기에 수익이 더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아내와 머물던 집은 샤를드골공항과 파리의 중간쯤이었기 때문에 사장의 허락하에 차를 아예 내가 전용으로 가지고 있게 되어 더 편해졌다. 사장의 허락 이유는 회사 차고지에 차고가 차 대수에 비해 부족한 것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시기에는 적당히 팀장에게 말을 하고 대형마트에 가는 개인적인 용무로도 차를 쓸 수 있어 좋았다.
샤를드골에 도착하는 손님을 기다릴 때 공항 근처가 아닌 우리 집에서 대기를 하다가 구글로 도착시간 확인해서 나가도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내가 일을 안 하는 날에도 회사입장에서는 차를 운용해서 수익을 내야 하니 다른 한인 기사님들과 차 교대를 해야 했다. 격일, 격주식의 교대 방식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 수시로 교대자와 날짜를 정해주는 식이었다.
내가 차를 몰고 다음운전자의 집까지 가서 그 사람을 태우고 그 사람은 그걸 몰고 우리 집까지 와서 나를 내려주고 가는 방법이 었으니 굉장히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한국손님을 태우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소위 말하는 진상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타국 땅이라는 점인데,
불미스러운 일로 수가 틀려서 기사가 자신들을 내팽개치고 간다 생각하면 끔찍할 것이다.
안 그래도 언어문제 때문에 일부러 비용이 비싸더라도 한인 택시를 선택한 그들에게는 더하리라 본다.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 차에 타고 출발해 공항을 벗어나기도 전에
"유학 오신 거예요?" 정도의 질문으로 나의 신상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적당히 개인적인 사연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다음 차례는 현지에 가볼만한 곳, 맛집에 대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에게 하나라도 정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사람이 나에게 진상을 부릴 이유가 없다.
게다가 스트레스와 걱정은 한국에 두고 여행을 온 데다가 꿈에 그리던 파리에 도착한 터라 분위기가 나빠지려야 나빠질 수도 없다.
재미있게 대화를 나눈 손님이면 나도 기분이 좋다.
가끔씩 고맙다고 10유로씩 받는 팁은 더 친절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나름 성실하고 일처리를 깔끔하게 했다고 자부한다.
심지어 팀장은 나에게만 맡기면 컴플레인이나 트러블이 없다고 고맙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리고 픽업 때 내가 태운 손님이 샌딩 때 회사에다가 나를 꼭 불러달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마치 한인 택시가 내 천직이고 오래전부터 일을 한 것처럼 익숙해졌다.
잠깐잠깐 일하러 왔다가 떠나는 기사도 있었고, 이 일 아니면 할 게 없다는 기사도 있었다.
수십 년을 프랑스에서 사신 나이 지긋한 분도 있었고, 학비를 위해 한 달만 반짝하는 유학생들도 있었다.
같이 오래 했던 몇 분은 아직까지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다.
그중 나보다 형님인 한 기사님은 특히 정이 많이 갔다. 아이 교육 때문에 무작정 오신 그분의 개인적인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긴 싫고 그분의 안녕과 건투를 마음 깊이 빈다.
다음에는 몽생미셸 투어 이야기를 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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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택시 운전 하게 된 이야기 5 (몽생미셸 투어)
어학원 등록기간이 끝났다. 회사차 한 대를 내 전용으로 쓰며 풀타임으로 운전만 하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기에 일도 점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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